"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 시 형사소송에 준하는 엄격한 증거조사를 실시하고, 불구속 수사와 재판을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 3일 불법계엄으로 인해 탄핵심판을 받던 윤 대통령을 옹호하며 국가인권위원가 올해 1월 내놓은 권고다. 그러자 "인권위가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올해 5월 새 정부가 들어서고, 불법계엄 후 1년이 다 돼 가는 지금, 인권위는 달라졌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더스쿠프 視리즈 12ㆍ3 비상계엄 1년: 권력자 하수인 두번째 편이다.



백경게임랜드 국가인권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사진｜뉴시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 지난 11월 26일 한국인권학회와 인권법학회 등에 소속된 인권연구자 734명이 성명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이들은 "인권위가 창설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 를 맞고 있다"면서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안창호 위원장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인권연구자들은 "안 위원장은 차별금지법, 양심적 병역거부, 낙태죄 등 주요 인권 쟁점을 다루면서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의견을 개진하고, 일부 보수적인 개신교의 극단적 입장을 적극적으로 옹호ㆍ대변하고 있다"고도 했다.
인권연구자들이 릴게임손오공 안 위원장의 사퇴를 주장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1월, 인권위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하라'는 취지의 권고를 담은 안건을 전원위원회에 상정했다. 인권위가 군인들에 의해 짓밟힐 뻔한 국민의 인권은 외면한 채, 불법계엄 지시로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대통령과 내란에 가담한 이들을 옹호한 셈이었다.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지만 인권위 바다이야기부활 는 2월 11일 이를 의결했다.
그때도 655명의 인권연구자들은 "안 위원장이 인권위원회법의 정신과 권한을 일탈한 불법의결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들은 "인권위의 임무는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것"이라면서 "탄핵 관련자들의 인권을 내세워 탄핵심판과 수사 게임몰릴게임 과정을 근거 없이 비난하는 건 인권위의 임무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종합하면, 지난해 12ㆍ3 계엄 직후부터 1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인권위는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새 정부가 출범했는데도 인권위의 행태가 바뀌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참고: 올해 인권위의 인적 구성은 조금 바뀌었다. 지난 5월 20일 국회가 추천한 이숙진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상임위원에, 11월 14일 이재명 대통령이 추천한 오완호 한국인권행동 사무총장이 비상임위원에 임명됐다. 이충상ㆍ남규선 상임위원과 김종민ㆍ원민경 비상임위원은 임기만료 등으로 빠졌다.]
■ 흔들리는 인권위와 전직 검사들 = 사실 인권위가 삐걱댄 건 윤석열 대통령(이하 당시 직책)이 이충상(2022년 10월)ㆍ김용원(2023년 2월) 상임위원을 임명하면서부터다. 두 사람은 취임 후 화물연대 파업, 성소수자 문제, 채해병 사망사건, 이태원 참사 등 다양한 사안에서 송두환 위원장과 부딪혔다. 정치적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일례로 둘은 2023년 12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송두환 위원장이 좌편향적으로 위원회를 운영한다"고 지적하며 인권위 회의에 불참했다. 2024년 1월 2일 인권위 시무식에서 송 위원장이 영화 '서울의 봄' 대사를 인용해 "인권위 구성원은 모두 한 편, 인권의 편"이라고 신년사를 하자 김 상임위원이 "인권은 좌가 다르고, 우가 다르고, 진보와 보수가 다르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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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2024년 9월 송 위원장의 임기가 끝나고, 윤 대통령이 검사 출신인 안 위원장을 새로 임명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안 위원장이 인권이란 보편적 가치보다는 정치적ㆍ종교적 신념에 따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안 위원장은 헌법재판관 재직 당시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반대하거나 법률에 근거해 작성해야 할 판결문에 성경 구절을 소수 의견으로 넣은 전력이 있었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창조론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거나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는 등의 황당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안 위원장과 두 상임위원의 행태로 볼 때, 이들이 정치적ㆍ종교적 입장에 따라 인권 혹은 인권위의 역할을 다르게 해석하고 행동할 여지가 충분했다. "인권위가 권력자 비호기관이 되려 한다"는 헌법학자들과 인권연구자들의 비판에도 인권위가 앞서 언급한 '윤 대통령 방어권 보호 권고'를 의결한 건 그래서다.
특히 안 위원장 체제로 들어선 인권위는 인권 진정이 올라오는 것 자체를 막았다. 지난해 10월 28일 인권위는 소위원회에서 위원이 1명만 반대 의견을 내도 진정이 자동 기각되게끔 내부 규정을 바꿨다(기존엔 3명 만장일치로 기각).
■ 새 정부 출범했지만… = 문제는 올해 2월 이충상 상임위원의 임기가 끝나고, 국회가 추천한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이 인권위에 합류했는데도 크게 달라진 건 없다는 점이다. 그새 새 정부가 출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문제다.[※참고: '윤 대통령 방어권 보호 권고' 의결에 동참했던 한석훈ㆍ이한별ㆍ강정혜 비상임위원이 현직을 유지 중이다. 위원장을 포함하면 인권위 위원의 과반이다.]
일례로 김 상임위원의 정치 편향은 더 심해졌다. 예컨대 지난 10월 28일 김 상임위원은 윤 대통령과 내란 혐의자들이 수용된 서울 동부ㆍ남부구치소 인권 상황을 조사하겠다는 취지의 '2025년 교정시설 방문조사 개시' 안건을 냈고, 이한별ㆍ김용직 비상임위원의 찬성으로 소위원회 의결을 마쳤다. 김 상임위원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씨 챙기기 아니냐"는 추측을 부인했지만,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들어 보인다.
11월 3일엔 '양평군 공무원 사망사건(10월 10일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 관련 특검 조사를 받던 공무원의 사망)'을 직권조사하는 조사단에 경과 보고를 요구했다. 조사단장은 "조사 사항은 비공개"라고 답했는데, 김 상임위원은 "직권조사를 비공개로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면서 구체적인 보고를 재차 요구해 논란을 빚었다.
또한 그는 박정훈 대령의 긴급구제 신청은 기각했으면서도 정작 본인이 이 문제로 특검 수사를 받자 "왜 인권위가 부당한 수사에 침묵하느냐"면서 인권위 차원의 대응을 요구했다. 김 상임위원이 '정치적 입장에 따른 선별적인 인권 보호'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안 위원장도 다르지 않다. 그는 여전히 12ㆍ3 계엄의 위헌성을 동의하지 않는다. 지난 5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그는 "계엄이 위헌인가"라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더니 "헌재 결정대로면 위헌"이라면서 마지못해 답을 했다.
사회갈등을 유발하는 행보도 서슴지 않는다. 11일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재임 중 지속적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내용의 유료 강의를 해왔다. 인권위 위원장의 명함을 달고 종교적 신념에 근거한 주장을 공공연히 펼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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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안 위원장과 김 상임위원의 이런 행태가 인권위의 존재 의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르면, 인권위는 '모든 개인이 갖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에 이바지하기 위해' 존재한다. 인권위에 독립성을 부여하는 것도 그래서다. 민주적 기본질서의 확립을 흔드는 정치ㆍ종교 편향적 활동까지 용인하는 건 아니란 거다.
안 위원장은 지난 11월 21일 서울특별시의회에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관한 우려를 전하면서 "학교는 아동ㆍ청소년이 인권감수성과 상호 존중의 태도를 배우고, 민주사회의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이끌어 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인권위 위원장이 옹호한 윤 대통령은 과연 민주사회의 건강한 시민 중 한명이었을까. 인권위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질문이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juckys@thescoop.co.kr